기존에 쓰고 있던 동그리 안경이 너무 불편해서 이것저것 손대다가 부러뜨려 버렸다. 1년 반 정도밖에 쓰지 못한 안경이었는데... 너무 아깝다. 근데 참 아쉬운 게 안경사 분들이 얼굴형에 맞게 피팅을 잘 못해주시는 것 같다. 안경 팔기에만 연연하는 느낌? 그래서 이유도 모른 채 계속 불편한 안경을 쓰면서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고통받는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피팅에 대해 일가견 있는 안경사가 참 많은 것 같은데... 내가 가는 안경점 안경사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난 콧대가 낮은 편이라 코받침을 높여줘야 하는데 일반적인 높이 정도로만 조절해줘서 안경렌즈와 광대가 자꾸 닿고는 했다. 코받침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 그동안 난 이유도 모른 채 받지 않아도 될 고통을 받았던 것이다.
아무튼 동그리 안경이 부러져서 5년 전에 맞췄던 하금테 안경을 썼는데 그걸 쓰고 2m 정도 떨어진 곳에서 TV를 봤더니 자막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이다. 내 눈이 더 나빠진 것인지 아니면 이 안경이 문제인지 정확하지 않았지만 생활하는 데에 지장이 있기 때문에 귀찮음을 무릅쓰고 안경점을 방문했다. 동생과 동생 남자 친구가 안경을 맞췄다는 으뜸 50 신중동점을 갔다. 저렴한 편이라고 해서 안경테를 살펴봤는데 딱히 저렴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나는 가벼운 테를 찾았는데 아무래도 가벼운 테는 가격대가 높은 편이었기 때문이다. 75,000원짜리 플라스틱과 메탈 소재가 함께 있는 안경테를 골랐고, 렌즈는 케미 X-드라이브 렌즈를 골랐다.
사실 드라이브 렌즈를 구입할 생각은 없었는데(참고로 운전면허도 없음) 난시가 심하기 때문에 빛 번짐이 있어서 눈이 쉽게 피로해질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는, 안경 생활 40년 차 어머니의 적극적인 지지로 드라이브 렌즈를 골랐다. 내가 끼고 있던 안경에 케미 렌즈 샘플을 대고 조명을 보게 하시면서 시연해주셨다. 케미 렌즈를 대기 전에는 빛이 그냥 퍼져 보이기만 했는데, 렌즈를 대고 조명을 보니 조명의 모양과 빛이 퍼지는 형태가 선명하게 보였다. 확실히 눈이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비싸지만(3회 압축 9만 원) 3만 원 더 보태서 케미 렌즈로 맞췄다.
그런데 문제는 안경테에 이런 검정 반점이 녹아들어 있는 것이다. 안경을 찾아온 다음 날 아침에 닦으면서 발견한 반점인데, 쓸데없이 예민한 나는 이 반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교환을 요청했다. 모든 불편함의 시작이었다... 왜냐하면 난 이 반점 안경테를 처음 껴봤을 때부터 너무 편했기 때문이다. 안경점에서는 본사에서 새 제품이 넘어오면 연락 주겠다고 하셨고 거의 5일 만에 연락이 와서 교환을 받으러 갔다. 마침 토요일이라 일 끝난 후 방문해서 안경테를 교체받고 집에 돌아왔다. 그런데...
이번엔 교환받은 안경테의 다리가 말썽이었다. 사진상으로 보이는 것처럼 한쪽 다리만 말도 안 되게 바깥으로 휘어져 있었다. 보통 안경을 얼굴에 맞게 피팅하면서 양쪽 균형도 확인하지 않나? 대충 확인하고 줬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쓰고 있는 당시에는 큰 불편감을 느끼지 못했지만 한쪽 귀 뒤쪽으로 안경테가 너무 튀어나왔다는 느낌은 있었다. 하지만 그냥 내 기분 탓이겠거니 하고 넘어갔던 게 화근이다. 이 노답 안경테를 갖고 다시 안경점을 방문했다. 안경테를 다시 조절해주셨고 이제 됐느냐길래 된 거 같다 하고 나왔는데 내가 돌아 나오니 뒤에서 안경사가 한숨을 쉬었다. 이따위 안경테 때문에 계속 재방문하느라 개고생 한 건 나인데 왜 자기가 한숨 쉬는지?... 안경테 반점, 교환한 안경테의 잘못된 피팅 때문에 결과적으로 3번이나 재방문했다.
다리를 다시 손보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불편한 느낌이 들어서 차라리 반점이 묻은 안경테가 낫겠다 싶었다. 그래서 불량 테로 다시 바꾸려고 3번째로 재방문했더니 이미 폐기 처분했다고 말씀하셨다. 폐기처분은 아닐 것 같은데... 본사에 보내고 교환을 할 텐데 무슨 폐기처분을 한다는 건지 음... 내가 안경테 두 개 다 달라고 할까 봐 그러셨나... 아무튼 일처리가 썩 깔끔하지 못했다. 그리고 피팅을 해주실 때 자꾸 귀에만 집착하셨다. 난 콧대가 낮아서 안경이 웃을 때마다 광대에 닿는 게 불편하다고 말씀드렸는데 그건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반점 있는 불량 안경테를 쓸 때는 전혀 그렇지 않았는데... 그리고 지금은 같은 안경테로 교환받은 것인데... 왜 그거랑 이거랑 착용감이 이렇게나 다른 건지?... 그러면서 코받침을 너무 높이면 안경이 튀어 올라와 보여서 바보처럼 보인다고 적당히만 높이라고 하셨다. 남들 하는 만큼만 하는 건 그냥 평균치로 하라는 얘기인데 , 내 안경을 왜 평균치에 맞게만 조절해야 하는 거지? 내 얼굴에 맞게 조절해주셔야지... 참 여러 가지로 이해 안 되는 말씀을 하셨다.
내가 자꾸 불량 안경테, 피팅 안된 안경테를 받아오고 거기다 재방문하고서도 깔끔한 일처리를 받지 못하다 보니 3번째 재방문은 어머니도 함께 동행해 주셨다. 안경사가 피팅해주신 후 이제 됐죠? 하셨고 나도 아 네 하고 돌아서려 할 때 어머니께서 광대에 닿지 않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보라고 하셔서 확인했는데 여전히 광대에 닿길래 결국 피팅을 다시 했다. 아마 어머니가 아니었다면 난 또 다음 휴일에 이 안경점을 찾아갔겠지... 지긋지긋하다. 웃을 때마다 안경이 볼에 닿는 기분은 느껴본 사람만 안다. 정말 정말 싫고 짜증 난다. 애초에 얼굴에 안경을 얹고 있다는 사실조차 무겁고 짜증 나는데 웃을 때마다 안경이 볼에 닿는다니...? 끔찍하다.
안경 피팅을 정말 잘하는 전문가가 있다면 1만 원을 내고서라도 피팅을 받고 싶다. 같은 재료를 갖고도 각자 다른 맛의 음식을 만들어내듯이 안경테를 피팅해주는 안경사의 솜씨로 인해 타인보다 더 불편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럴 거면 차라리 가까운 동네 안경점에 가서 수시로 피팅을 받아야겠다 싶다. 저렴하다는 이유로 20분 거리에 있는 안경점에서 맞췄다가 3번이나 재방문하는 수고스러움만 더해졌다.
안경은 1-2년에 한 번 교체해주는 것이 좋다고 하니 2년 정도 버텨보고 다시 안경을 맞춰야겠다. 제발 이번에 받은 피팅을 마지막으로 안경 생활을 편하게 보낼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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